Space K

대구 DAEGU
2017.05.17 - 2017.06.27
From the Darkness
어둠으로부터
참여작가
박경작, 이만나
코오롱의 문화예술 나눔공간 스페이스K_대구에서 박경작과 이만나 작가의 2인전 ‘어둠으로부터’ 전을 개최합니다. 우리의 일상을 배경으로 익숙한 듯 낯선 풍경에서 영감을 얻은 두 작가는 물리적 공간에 심리적 층위를 가미한 회화 세계를 구축해왔습니다. 박경작은 어둠에서 차오르는 빛을 예민하게 포착하는 한편 이만나는 야간의 평범한 풍광 속에서 밤의 깊은 울림을 화면에 구성합니다. 이들의 작업은 일상과 회화의 묘한 경계 위에 어둠이 연출하는 극적 아우라를 통해 그 아래에 가려진 심연의 세계를 통찰력 있게 들여다봅니다. 이번 전시에서 두 작가가 선보이는 검은 풍경을 통해 어둠이 뿜어내는 감각과 사유의 스펙트럼을 새롭게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참여작가Artist

  • 박경작Bahk GyeongJak
    박경작은 이번 전시에서 작품을 통해 영혼의 감성을 환기시키는 데에 주안점을 둔다. 그가 말하는 영혼의 감성은 이에 깃든 우아함이나 어떤 기품, 종교적인 은총을 함의한다. 도시와 자연의 풍경을 숭고 미학의 관점에서 접근한 그는 빛과 어둠의 관계를 효과적으로 이용하여 어슴푸레한 도시 풍경과 그 이면의 세계를 초월적인 시선으로 응시한다. 그의 그림 속 도시는 신화적 경지에 이른 듯 보이지만, 그 출발점은 작가의 작업실이 있는 서울 주택가의 창문과 옥상에서 바라본 풍경이다. 아무 생각 없이 하늘 바라보기를 즐기는 작가의 습관의 산물이기도 한 그의 작품에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도시의 건물이나 교회의 첨탑이 종종 등장한다. 첨탑의 이미지를 중앙에 배치한 는 삼면화 구성의 종교화 형식을 따르며 영성에 대한 작가의 남다른 추구를 드러낸다. 빛과 어둠이라는 대조적 장치는 미묘한 색의 변화를 더욱 섬세하게 드러내며, 유화 물감을 희석해서 겹겹이 바르는 글레이징 기법은 색에 깊이를 한층 더한다. 이렇게 완성된 그의 작품들은 어둠과 빛의 극명한 대조 하에 이질적인 시공간을 감성적으로 창출한다. 박경작은 자신이 살고 겪어온 현실의 풍경들로부터 신성함을 발견하고 그 안에서 체험한 것들을 예술적 비전으로 풀어낸다. 그의 영성은 작가 개인의 종교적 참회를 넘어 현대의 물질적 번영과 정신적 공허라는 시대상에 대한 하나의 응답으로서, 그와 함께 지금과 여기를 살아가는 동시대인들에게 종교를 초월한 영적인 선교를 설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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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만나Lee Manna
    이만나는 주변의 외부 세계에 대해 습관적인 시선을 접어둔 채, 있는 그대로를 마주하며 생소하게 느껴지는 낯선 경험에 주목한다. 이를 예기치 않은 대상과의 ‘우연한 맞닥뜨림’으로 표현하는 작가는 그 자체의 온전한 접촉에서 작품을 시작한다. 그의 그림 속 대상과 장소는 극적이지도 특별하지도 않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길가의 건물이나 담벼락, 수목 등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의 특정 부분들이다. 이미 전부터 거기에 존재해온 지극히 평범한 대상들에서 작가는 어떤 큰 울림을 발견하고 이에 매료되었다. 그는 이 형언할 수 없는 울림을 화폭에 담아내고자 짧게는 한 달에서 길게는 반 년에 이르는 집착에 가까울 정도의 작업 과정을 감내한다. 세계의 외피를 닮은 결과물에 과연 그 울림이 담겼을지 반신반의하며 다른 이들에게도 그 너머의 무언가가 전해지길 고대하는 마음으로 작품에 임한다. 그렇기에 여러 작품을 동시에 제작하지 않고 한 작품을 완성한 후 다음 작품으로 이어 나가는 방식을 고수하는데, 이 역시 작품에 묵직한 깊이를 끌어내는 중요한 방식으로 작용한다. 이렇게 완성된 그의 작품 속에서 표현된 색과 톤은 한층 깊고 절묘한 느낌을 자아낸다. 다양한 컬러를 드러내기 쉽지 않은 어두운 밤을 표현하는 데 있어 작가는 집요하리만큼 오랜 시간과 노동을 투입하여, 섬세한 묘사와 뛰어난 색채 감각이 돋보이는 울림의 풍경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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